이번 사건은 미르 생명이 사내 부부 직원을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성 직원들의 퇴사와 비정규직 전환을 종용한다는 내용이다. 재진이 출소 후 변호사에게 위협을 가했다는 사실을 들은 명석은 불안해한다. 사건의 상대 변호사는 류재숙 변호사이다. 그녀는 사회적인 사건을 약자들의 편에서 다수 맡는 것으로 유명하다. 변론 준비 기일에 법원 앞에서 재숙과 현정, 지영은 시위한다. 담당 판사는 류명하 판사로 6화에서도 등장했으며 본관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다. 항렬에 따르면 재숙은 명하의 숙모뻘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명하는 재숙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광호는 영우가 키스하는 것을 보았다며 사귀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지만 영우는 없다고 대답한다. 첫 재판에서 희망퇴직 대상자였던 직원인 연희가 증인으로 나오고, 연희는 남편이 그만뒀다며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느꼈다고 말한다. 심지어 현정과 지영에게 소송으로 인해 회사에 남은 직원이 힘들다고 말한다.
열쇠고리
재판이 끝난 후 현정과 지영은 연희를 위로하며 따뜻한 모습을 보이고, 연희는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인다. 지영은 명석에게 붕어빵을 건넨다. 그때 지영의 가방에 달린 열쇠고리를 보고, 같은 마크가 택시 광고에 있다는 것을 본 영우는 준호에게 광고가 보고 싶다고 말하고 준호는 현란한 운전실력으로 택시를 따라잡는다. 그 광고는 '희망 여성 병원'으로 난임 치료 전문 병원이다. 민우는 영우에게 미르 생명의 구조조정에 대해 한바다가 꼼수를 가르쳐줬다며 자문 의견서를 건넨다. 영우는 한바다가 미르 생명이 여성 직원들만을 해고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냐고 물어본다. 명석은 한바다는 의뢰인이 자신의 목표를 법적으로 문제없이 달성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한다. 영우의 변호사가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는 말에 명석은 발끈한다. 그리고 변호사가 하는 일은 변호라고 말한다. 영우는 준호와 고래 해방 시위를 하며 명석과의 일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자문 의견서
영우는 재판에서 머뭇거리며 지영에게 희망퇴직 권유는 난임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심문한다. 심문을 꺼려하는 영우를 대신해 수연은 임신 시 90일간의 출산휴가에 대해 언급하고, 영우는 퇴직금을 받고 사직해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거 아니냐고 몰아붙인다. 재판 후 재숙과 영우가 마주친다. 재숙은 영우에게 변호사의 신념에 대해 얘기한다. 재숙과 영우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본 민우는 수연과 명석에게 이간질하고,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문 의견서를 영우가 보낸 것처럼 꾸며 재숙에게 보낸다. 영우는 준호에게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아직 사귀는 것이 아니지 않냐고 물어보고, 준호는 섭섭해한다. 다시 열린 재판에서 재숙은 인사부장 종철의 업무용 수첩을 증거로 제시하고, 이 수첩에는 남편에게 불이익이 있음을 주지시켜 아내 직원의 희망퇴직을 유도하라고 적혀있다. 알고 보니 재판 초반의 증인이었던 연희가 종철의 수첩을 몰래 가져간 것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다.
연탄 한 장
판결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미르 생명의 편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미르 생명이 재판에서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종철은 해고될 것 같다고 말한다. 종철은 그간 구조조정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며 업보라고 말한다. 재숙은 패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수연과 영우는재숙, 지영, 현정의 재판 뒤풀이에 초대받아 재숙의 사무실로 향한다. 재숙과 둘이 남은 영우는 민우가 보낸 자문 의견서를 보고, 재숙은 영우가 몰래 보낸 것처럼 왔다며 주변을 잘 살필 것을 당부한다. 영우는 자문 의견서를 가지고 있음에도 쓰지 않은 재숙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옥상에서 열린 재판 뒤풀이에 재숙은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을 낭송한다. 야근 중인 명석은 엘리베이터에서의 수상한 남자를 피해 사무실로 뛰어들어오고 재진이 검거됐다는 선영의 문자에 기침하다 코피를 흘린다. 명석이 씁쓸하게 웃는 장면으로 12화가 마무리된다.
12화 리뷰
변호사가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일에 이바지한다고 누가 그럽니까? 변호사가 하는 일은 변호예요. 의뢰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의뢰인의 손실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변호하는 게 우리 일이라고. 우리가 가진 법적 전문성은 그런 일에 쓰라고 있는 거지 세상을 더 낫게 만들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아니 그리고 애당초 뭐가 더 세상을 낫게 만드는 일입니까? 그게 뭔지는 판사가 판단할 일 아니에요?
명석은 시니어 변호사로서 많은 경험을 통해 생긴 가치관인지 따듯한 사람인 것과 별개로 의뢰인의 변호를 위한 변호사의 모습을 보인다. '장재진'이라는 등장도 하지 않은 인물과 내내 명석이 두려워하는 모습이 나온 것으로 보아 장재진 사건은 이를 표현하기 위한 연출인 것인가 생각했다. 어쩌면 이 일로 인해 명석의 신념이 변하게 되는 계기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느꼈다.
제가 한바다에서 일하면서 똑같은 고민을 하시는 변호사님들을 정말 많이 봤어요. 신입 변호사, 주니어 변호사, 시니어 변호사 할 것 없이요. 정명석 변호사님처럼 자기만의 대답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속 흔들리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 고민 때문에 결국 회사를 나가시는 분들도 있고요.
영우는 계속해서 정의를 위한 변호를 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번 화에서는 지영에게 심문하기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5화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금강 ATM을 불편해했고, 11화에서는 일수의 질문을 은지에게 돌려 말했다. 영우는 계속해서 변호사로서의 신념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준호의 마지막 대사로 짐작했을 때, 이 고민으로 인해 영우가 결국 한바다를 떠나게 되는 모습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2화 명장면
하지만 변호사는 사람이잖아요. 판사랑 검사하곤 달라요. 같은 사 자 돌림이라도, 판사랑 검사는 일 사(事) 자를 쓰지만, 변호사는 선비 사(士) 자를 쓰죠. 판사랑 검사한테는 사건 하나하나가 그냥 일일지 몰라도 변호사는 달라요. 우리는 선비로서, 그러니까 한 인간으로서 의뢰인 옆에 앉아있는 거예요. "당신 틀리지 않았다." "당신 지지한다." 그렇게 말하고 손 꽉 잡아주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하는 거죠. 그러려면 어느 의뢰인을 변호하는 것이 옳은지 스스로 판단해야 돼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할 순 없잖아요.
영우가 은연중에 하고 있던 생각을 일깨워 준 대사라고 생각한다. 영우가 이 대사를 들은 이후 변호사로서의 모습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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